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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전 관련주, 특히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의 주가가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원전 지식재산권(IP) 합의가 ‘굴욕적인 계약’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장의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었는데요. 원전 1기 수출당 1조 원이 넘는 로열티와 물품 용역 대금을 지급하고, 심지어 미래 먹거리인 소형모듈원전(SMR) 수출 시에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도대체 어떤 계약을 맺었기에 이 정도인가?" 하는 목소리가 높죠.
그러나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 내용이 과연 주가를 이렇게까지 급락시킬 만큼 새롭거나 치명적인 악재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은 오래전부터 시장에 알려진 리스크였고, 어느 정도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논란의 본질과 두산에너빌리티의 향방에 대해 심도 있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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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핵심: 과연 '불공정 계약'인가?
이번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 천문학적인 로열티 및 용역 대금: 원전 1기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에 물품 용역 구매 및 기술 사용료로 총 **8억 2,500만 달러(약 1조 1,400억 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물품 용역으로 9천억 원, 기술료(로열티)로 2,400억 원이 책정된 것으로 전해지며, 이 금액은 50년간 물가 상승률까지 반영하여 지급된다고 합니다. 과거 UAE 원전 수출 시 10년간 총 300억 원의 기술 사용료에 합의했던 것과 비교하면, 1기당 2,400억 원은 10배 이상 급증한 금액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이는 한때 우리가 '원전 기술 독립'을 선언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기술 독립 포기 선언이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또한 9천억 원 규모의 물품 용역이 웨스팅하우스에 배정된다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받을 수 있었던 일감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SMR 수출 및 시장 제한: 우리가 자체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수출할 때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하며, 만약 분쟁 발생 시 제3자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제3자가 '미국 업체'로 한정된다는 조건은 미래 먹거리에 족쇄를 채웠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더욱이 한국은 유럽, 북미, 우크라이나, 일본 등 핵심 원전 시장에서는 수주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협약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원전 산업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분명 국내 기업의 수익성 저하와 미래 성장 동력 약화라는 점에서 악재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한수원과 정부는 겉으로는 불공평해 보이지만 원전 수출을 실현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익이라는 취지로 답변했으나, 국회에서는 **"호구짓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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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시장 반응인가?
그렇다면, 정말 이번 계약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를 이토록 급락시킬 만한 '최악의 딜'일까요? 저는 여기서 **'과도한 시장 반응'**이라는 시각에 무게를 둡니다.
1. 이미 인지된 리스크와 불가피성: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 법원 소송전까지 불사할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왔던 사안이죠. 사실상 미국은 핵 비확산 측면에서 원전 수출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으며, 웨스팅하우스의 지재권은 원전 수출에 있어 미국의 허가가 필요한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특허 합의는 불가피한 내용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비용이 과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낮추고 제3국 수출 확대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2. 두산에너빌리티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1조 원대 비용 부담은 두산에너빌리티에 직접적으로 전가되는 금액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2,400억 원의 기술료(로열티)는 한수원이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밝힌 바 있습니다. 체코 원전 1기당 13조 원 규모를 고려할 때 2,400억 원은 전체 사업비의 약 1.85%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9천억 원 규모의 물품 용역 계약 또한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건설 능력이 없으므로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공급 품목과 완전히 겹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웨스팅하우스에 납품하는 형태로 간접적인 수익을 얻을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죠. 물론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사업성이 끝났다"라고 판단하기에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습니다.
3. 원전 산업의 거스를 수 없는 '르네상스': 단기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원전 산업의 본질적인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원전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유럽에서만 20기 이상의 원전 발주가 대기 중이고, 미국에서도 SMR을 포함하여 수백 기 이상의 원전 건설 계획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러한 원전 르네상스의 핵심 수혜 기업입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SMR 설계 기업들과 직접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유효하게 합니다.
4. '털기'성 하락일 가능성: 일부 언론 보도가 '구력', '노예 계약'과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를 강조하며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만 원대에서 7만 원대까지 조정 없이 급등했던 종목입니다. 이렇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한 번의 악재로 투자자들의 '투매'를 유도하여 주가를 흔들고, **새로운 매수세 유입을 위한 '조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 이른바 '주식 초고수'들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 급락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여 순매수 상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원전 사업 성장성과 정책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전략적 매수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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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를 둘러싼 시장의 심리는 단기적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이번 하락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저가 매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단기간 내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악재는 악재로 한 번은 소화돼야 한다"**는 주식 시장의 격언처럼, 지금은 길게 보고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시점입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팔 때, 용기 있는 투자자가 기회를 잡는 법이죠.
• 성장성 유지: 원전 사업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며, 실질적으로 숫자로 계산했을 때 우리가 눈으로 보는 숫자만큼 손실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분할 매수: 한 번에 모든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할 매수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장기적 관점: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수주 잔량도 충분하며, 미래에 대한 밸류에이션 또한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봅니다. 원전 르네상스라는 큰 흐름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실에서 진상파악을 지시하고 국회에서도 불공정 계약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정부의 대응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변동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으며, 이러한 노이즈를 활용하여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최근 주가 하락은 단기적인 악재와 시장의 과도한 반응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원전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과 두산에너빌리티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변함없는 강점입니다. 냉철한 판단으로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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