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자산 입니다. 특히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가치에 집중하며, 규제와 제도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 패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목숨거는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본 미국의 글로벌 금융 패권 전략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달러 패권 유지’입니다. 국제 무역, 금융 시장, 에너지 거래 등 거의 모든 글로벌 거래의 기반 통화는 미국 달러입니다. 미국은 자국 통화의 위상을 바탕으로 막대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이 통화 패권을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통해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 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USDC가 있습니다. 이들 코인은 실제 달러와 1:1로 연동되어 발행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현재 테더가 약 65%, USDC가 약 2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달러화’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처럼 달러 기반의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확대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도 달러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제 금융 시스템 내에서 자국 국채 수요를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기업들이 미국 단기 국채를 담보로 하게 함으로서, 자연스럽게 국채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 의회에 발의된 ‘지니어스 법안(GIANTS Act)’은 스테이블코인 1개당 미국 국채 혹은 현금성 자산을 1:1로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미국의 움직임은 단순한 금융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자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 질서를 디지털 시대에도 연장하려는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규제와 제도화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강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선제적 규제 프레임 구축’입니다. 과거에는 암호화폐 시장이 민간 주도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문제와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2022년 루나·테라 코인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강도 높은 규제안 마련에 착수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투명성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은 ▲ 1:1 자산 담보 의무화 ▲ 준비금 월별 공개 ▲ 외부 감사 의무 부여 등입니다. 이러한 제도는 투자자 보호뿐 아니라, 코인의 유동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제한하고, 발행 기업의 규모와 재무 건전성, 운영 투명성 등을 엄격히 검토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과도한 시장 지배를 방지하고, 통화 정책에 대한 중앙 정부의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규제는 금융 혁신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미국은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선제적 규제’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국제 기준으로 자리잡아, 다른 국가들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규제가 아닌 이러한 규제는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코인을 발행하는 주체가 일반 사기업 모두 가능하다고 하면 코인에 대한 안정성이나 신뢰성이 많이 훼손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돌고있는데요,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마찬가지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는 명확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예를 들면 한국은행,,?)
금융 혁신 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마지막으로,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목숨을 거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금융 인프라의 혁신입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여전히 높은 송금 수수료, 느린 결제 속도, 복잡한 절차 등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유통 대기업인 월마트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연간 100억 달러 이상 발생하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보다 빠른 자금 회전과 정산을 기대할 수 있기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 일 것 같습니다.
또한 화폐가치가 불안정한 국가나 은행 시스템이 미비한 지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잠재 시장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 세계적으로 보급하고, 동시에 미국 달러의 디지털 버전을 퍼뜨리는 방식으로 금융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블록체인 기술과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결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코인 발행을 넘어,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도모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 때문이 아닙니다. 달러 패권 유지, 재정 구조 개선, 금융 인프라 혁신,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 전략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통화 주권과 금융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