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바이오 의료기기 기업 비올(주)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자진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VIG는 주당 12,500원의 공개매수가를 제시했고, 이로써 다수 지분 확보 후 상장폐지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번 이슈는 단순한 M&A를 넘어, 사모펀드의 구조적 전략, 소액주주 보호 이슈, 코스닥의 허점 등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공개매수 조건, 비올의 상장폐지 결정 배경, 그리고 이에 대응할 우리의 전략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VIG의 공개매수 전략과 12,500원의 의미
2024년 6월 18일, VIG파트너스는 비올 주식에 대해 주당 12,5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공시했습니다. 이는 직전 거래일 종가(약 10,500원 기준) 대비 약 19%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라는 반응과 "여전히 저평가된 매수가"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 또는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투자자가 제시한 일정 가격에 주주들의 주식을 자발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이번 경우처럼 자진상장폐지를 목표로 한 매수는 VIG가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소수 주주들을 정리하려는 전형적인 사모펀드 전략의 일환입니다.
VIG는 이미 비올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소액 지분을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은 자산가치 대비 낮은 시가총액을 활용한 구조적 수익 창출 방식입니다. 즉, 비상장 후 내부 수익성 개선 → 구조조정 →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매각 또는 재상장을 노리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소액주주 보호입니다. 주가가 급등할 여지가 있었던 바이오 기업 비올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프리미엄 19% 수준에서 상장폐지시키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사모펀드에 의해 퇴장당하는 구조는 기업가치의 공정한 환원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남깁니다.
비올의 자진상장폐지 배경과 경영 판단
비올은 피부 미용 및 피부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자재비 상승,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둔화되었고, R&D 투자에 집중한 나머지 단기 실적에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상장사로서의 공시 부담, 기관 요구, 투자 유치의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비상장 전환은 경영진 입장에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으로 판단되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진상폐를 선택하는 기술기업 대부분은 유사한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비올은 이미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한 상태이기에, 외부 투자 없이도 자생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소액주주나 일반 투자자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기업가치 공유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사모펀드와의 거래는 일반적으로 재무 중심적 판단이 우선되기 때문에, 단기 이익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경영 효율성과 구조조정을 강화하기 위한 상폐 결정이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이나 주주 가치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사회적 책임의 문제도 불거질 수 있습니다.
비올의 IR 자료와 공시를 종합해보면, 상폐 후에도 기존 사업은 지속될 예정이며, VIG의 경영 참여는 보다 빠른 기업 구조 개편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 이를 통해 창출된 가치가 누구에게 환원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사모펀드 상장폐지 전략과 투자자 대응 방법
이번 사례를 통해 드러나는 사모펀드의 전략은 매우 명확합니다.
- 상장사 중 저평가되거나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선별
- 공개매수를 통해 대주주 전환
- 자진상장폐지 후 구조조정, 수익성 개선
- 일정 기간 후 고밸류에 재상장 또는 매각
이는 투자자로부터의 수익률 확보가 주요 목적이며, 기업의 장기 성장성보다 단기 수익성과 구조 개편이 중심입니다. 비올의 경우도, 일정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정 매출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부 수익성 강화 후 외부 매각이나 재상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 또는 소액주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공개매수 응할지 여부 판단 기준: 현재 주가와 매수가격(12,500원)의 차이, 향후 상장폐지 확률, 재상장 기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비상장 전환 이후 소액주주 보호: 일부 주주는 상장폐지 이후 소액지분 보유 상태로 남게 될 수도 있으며, 이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큽니다.
- 소송·이의제기 고려: 상장폐지 반대 주주총회 참여, 주주제안권 행사, 매수청구권 요구 등 법적 절차를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 정보 비대칭 최소화: IR 자료, 공개 공시, VIG의 과거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시장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금융당국은 이번 사례를 통해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현실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 차익 중심의 사모펀드 전략이 반복될 경우,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과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올의 상장폐지 추진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명확한 전략 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주당 12,500원의 공개매수가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요구하는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 수익 구조, 사모펀드의 구조적 의도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한 기업의 퇴장이 아니라, 코스닥 시장 구조와 투자자 보호 체계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제가 비올의 소액주주라면 공개매수가 이상의 가격이 온다면 매도를 고려해보고 그렇지않다면 계속해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며 공개매수를 진행할지 좀 더 버틸지 고민해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