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릴 만큼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상품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수익구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잉진료, 병원비 청구 증가, 도덕적 해이 등의 요인이 손해율 상승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보장 축소, 정부 협의 강화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과 주요 보험사의 전략을 중심으로 보험업 전반의 투자 포인트를 분석합니다.
실손보험, 왜 적자가 계속되는가?
실손보험은 병원 진료비의 본인 부담금 일부를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국민 3명 중 2명이 가입하고 있는 필수적인 민간보험입니다. 그러나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지속적인 적자를 유발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손해율이 100%를 지속적으로 초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실제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80% 이하일 때 정상적 수익구조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최근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평균 130~140%에 달하며, 일부 보험사는 150% 이상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건강검진 연계 과잉 진료
- 병·의원의 진료비 부풀리기 및 과다청구
- 소비자의 무분별한 청구 행태 및 가입자 도덕적 해이
또한 고령화로 인한 의료 이용 증가도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험사는 수익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역마진’ 상황에 놓이고 있습니다.
보험료 인상부터 정부 협의까지, 다각적 조치 시행
손해율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자 보험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첫째, 보험료 인상: 2020년 이후 기존 가입자 대상의 보험료는 매년 10~20%씩 인상되고 있으며, 특히 1세대(2009년 이전 가입자)의 경우 30% 이상 인상되기도 했습니다.
둘째, 보장 범위 조정: 신규 실손보험(4세대 상품)은 비급여 항목에 대해 자기부담금 비율을 높이고, 청구 횟수 제한 등을 적용해 과잉청구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셋째, 정부와의 정책 협의: 보험업계는 보건복지부 및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비급여 진료 통제, 청구전산화, 병원과 보험사 간 데이터 연계 시스템 구축 등 제도적 해결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도 2024년 국회 통과를 목표로 논의 중입니다.
실손 손해율과 보험업종 투자 사이의 관계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는 분명 부정적 요인이지만, 이로 인해 보험업계 전반의 구조조정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 신계약은 수익성이 개선된 구조로 출시되고 있으며,
- 비보험 부문(자산운용 수익, 퇴직연금, 건강보험 등) 강화를 통해 실손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또한 실손보험 리스크는 단기 실적에는 부담이 되지만, 정책적으로 개선 여지가 높고, 고배당·현금흐름이 안정적인 보험사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가 가능합니다.
- 삼성화재: 손해율 관리 능력 우수, 보수적 인수 정책
- 메리츠화재: 고배당 + 손보 성장성 겸비
- 한화생명: 구조조정 중이지만, 장기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 중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는 보험사에게 단기적 위협이지만, 동시에 제도 개선과 구조 개편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보험사는 보장 조정, 보험료 인상, 정부와의 협력 등 다각적인 대응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단기 리스크보다는 중장기 구조 변화와 기업별 대응 역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수익성 중심의 보험주 선별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